드디어 본격적인 페스티벌 시즌이 시작하나 싶습니다. 올해는 이번 주말 철원 고석정 일대에서 열리는 ‘DMZ 피스트레인 뮤직 페스티벌’을 시작으로 ‘인천 펜타포트 록 페스티벌’이 열리는 8월 초까지를 제 안의 ‘2025 페스티벌 집중 기간’으로 정해 놓고 있습니다. 봄의 ‘서재페’도 있고 가을의 ‘GMF’도 있지만, 제 안의 페스티벌 감각은 언제나 그 언저리쯤이 가장 페스티벌답지 않나 신호를 보냅니다. 뭔가 짤짤이 고생을 하지 않으면 페스티벌이 아니라고 느끼는 이상한 몸이 되어버렸는지도? 하지만 그러기엔 ‘아시안 팝 페스티벌’ 화장실은 내 방보다 넓고 쾌적했는데도? 대체 뇌는 어떻게 생겨 먹었기에 시간이 지나면 모든 고통스러운 기억을 아름다운 추억으로 윤색해 다음 해에도 또 알아서 불구덩이에 몸을 던지게 하는 건지? 이것이 다 업보인지?
이 물음표들의 해답을 찾기 위해 저는 올해도 몸으로 부딪쳐 답을 구하러 갑니다. 나이를 먹어갈수록 제가 몸으로 경험하고 깨달은 것만이 진짜라는 생각이 굳어지고 있기도 하고요. 무식해도 결국 그것 밖에는 저를 깨끗하게 설득할 방법이 드물더라고요. 올해는 생전 처음 ‘후지 록 페스티벌’도 도전해 볼 예정입니다! 뉴스레터로도 자주 소식 전해드릴게요. 만약 공연장에서 저를 만나면 언제든 반갑게 인사해주세요! ‘2025 페스티벌 집중 기간’ 맞이 기념 특별 픽서비스도 구상 중입니다.조금만~ 기다려~
까데호 [ENDLESS] (2025.06.06)
한국에서 음악 좋아하는 사람 중에 까데호가 잘한다는 걸 모르는 사람은 없을 겁니다. 개인적으로 까데호를 무척 좋아하는 건 즉흥이나 잼, 인스트루멘탈이 어렵거나 지루하다는 고정관념을 가장 파워풀하게 깨주는 팀이라는 생각 때문인데요. 2023년 [FREEVERSE]에 이어 이들이 택한 키워드는 [ENDLESS], 영원입니다. 오로지 자유를 바라던 이들이 영원을 꿈꾸기 시작한 즈음의 단단함이 앨범 전체에 어려 있어요. 엔지니어 Naoyuki Uchida(内田直之), 전설이라는 수식어가 부끄럽지 않은 키보디스트 Emerson Kitamura(エマーソン北村)와의 협업도 이들의 여정이 지금까지와는 다른 새로운 길에 들어섰음을 보여줍니다. (Naoyuki Uchida와의 작업을 담은 짧은 다큐멘터리도 꼭 확인해 보세요) 무엇보다 여름에 만나는 까데호의 새 앨범은 무조건 좋다는 거, 잊지 마세요.
해서웨이(hathaw9y) [Drive into your heart] (2025.06.05)
해서웨이의 음악을 처음 들었던 순간을 아직도 기억합니다. 부산음악창작소 지원사업 심사로 처음 만났거든요. 느슨하면서도 꼿꼿하고, 달콤하면서도 씁쓸한 맛을 낼 줄 아는 밴드였어요. 한여름 미지근하게 식은 제로 콜라 같기도, 엉성하게 뜬 사랑스러운 어글리 스웨터 같기도 한 이런 밴드가 부산에 숨어 있었다는 게 믿어지지 않았습니다. (숨어 있지 않았음. 그냥 제가 몰랐을 뿐임) 이 밴드가 계속 이런 음악을 한다면 나는 앞으로도 이들의 음악을 계속 듣겠구나 생각했고 그 결심은 새 노래 ‘Drive into your heart’까지 이어집니다. 올해 초 마음 아픈 이별은 배우로 전향하기 위한 큰 그림이 아니었냐는 농담을 듣고 있는 밴드 ‘보수동쿨러’ 구슬한의 우정 넘치는 MV 메소드 연기도 일품입니다.
ハサウェイの音楽を初めて聴いた瞬間を今でも覚えています。 釜山音楽創作所支援事業の審査で初めて会ったんです。 ゆるくてもしっかりしていて、甘くてほろ苦い味を出せるバンドでした。 真夏、ぬるく冷めたゼロコーラのようでも、粗く浮いた愛らしいアグリーセーターのようでもあるこんなバンドが釜山に隠れていたなんて信じられませんでした。 (隠れていない。 ただ私が知らなかっただけ)このバンドがずっとこのような音楽をするならば、私はこれからも彼らの音楽を聞き続けるだろうと思い、その決心は新しい歌「Drive into your heart」まで続きます。 今年初めの心の痛む別れは、俳優に転向するための大きな絵ではなかったかと冗談を言われているバンド「ボスドンクーラー」のク・スルハンの友情あふれるMVメソッド演技も逸品です。
12BH [Learn to Love] (2025.05.30)
제가 어떤 음악을 ‘좋다’고 느끼는 포인트는 대부분 송라이팅에서 옵니다. 가사, 멜로디, 사운드, 분위기, 연주, 가창력 등등, 노래 한 곡을 들으며 호감을 느끼는 부분은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가장 쉬운 길은 직관적으로 좋은 곡을 만드는 능력이라고 고집스럽게 생각하는 편입니다. 밴드 12BH는 그렇게 좋은 곡을 만드는 능력에 더해 그를 소리나 이미지로 ‘느낌 좋게’ 풀어내는 데 탁월한 팀입니다. 막 첫 싱글을 내던 즈음 우연히 본 영상부터 그런 생각을 해왔고, 이번 앨범도 여전하네요. 타이틀 곡‘Elak’의 뮤직비디오나 라이브 영상 몇 개만 보셔도 대충 무슨 말인지 알 수 있을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