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두 편의 영화를 봤습니다. ‘씨너스: 죄인들’ 그리고 화제의 넷플릭스 영화 ‘케이팝 데몬 헌터스’였는데요. 두 작품 모두 다른 의미로 무척 재미있었습니다. 저는 일이 일이다 보니 음악과 관련된 영화나 책은 취향과 상관없이 가능한 다 보고 읽으려고 노력하는 편이거든요. 그렇게 스스로 채운 행복하고 즐거운 족쇄를 달그락거리면서 보이는 대로 보고 읽다 보면 당연히 지루한 작품도 만나고, 지금 당장 이걸 그만두고 다른 걸로 시간을 보내고 싶다는 마음이 들기도 합니다. 다행히 이 두 작품은 지루하지 않은 걸 넘어 한 번쯤 더 봐도 좋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어요. (전 이미 한 번 본 걸 굳이 다시 보는 타입이 아니라 이건 좀 귀한 감정입니다.) 두 작품 모두 감독과 제작진의 영혼을 어느 정도 갈아 녹여 완성되었음이 분명한 진정성이 넘쳐흘렀고, 무엇보다 음악이 큰 몫이었어요. 영화를 보고 나면 블루스와 케이팝에 딱히 큰 애정이 없던 분이라도 이 두 장르가 매력적인 장르라는 걸 자연스럽게 느끼게 되실 겁니다. 무엇보다 그 감정의 전이를 영화적으로 풀어냈다는 점이 좋았어요. 그 어떤 것도 소모되지도, 도구가 되지도 않은 채 ‘이 음악과 문화가 좋다’는 마음을 전달 하거든요. ‘씨너스: 죄인들’에서 주인공 새미가 블루스로 차원의 문을 여는 장면, ‘케이팝 데몬 헌터스’에서 노래로 치러지는 마지막 전투 장면은 두 장르가 가진 청각적 매력을 무척이나 탁월하게 시각화합니다. 어때요, 여러분. 궁금하시죠? 특히 ‘씨너스: 죄인들’은 가능하면 아이맥스나 사운드X 같은 특별관에서 보시길 권합니다. 꼭이요! 저는 말씀드렸어요!
Heeppo ‘Don’t Let Them Take It Away’ (2025.06.26)
3인조 밴드 히포(Heeppo)는 작년 9월 발표한 첫 싱글 ‘Oh Na Na Na’부터 꾸준히 지켜보고 있는 팀입니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게, 싱글을 낼 때마다 오밀조밀한 밴드 사운드로 한 번, 이름처럼 귀여운 하마 일러스트로 두 번 제 심장을 치고 가는 팀이거든요. 새 싱글 ‘Don’t Let Them Take It Away’는 곡 전체에 노스탤지어를 분무기처럼 뿌려 놓은 포근하고 아련한 인디 팝입니다. 이런 곡은 하루 종일이라도 들으라면 들을 수 있죠. 실제로 지난주, 그런 날도 있었더랬습니다.
3人組のバンド、ヒッポ(Heeppo)は、去年9月に発表した初のシングル「Oh Na Na Na」からずっと見守っているチームです。 そうするしかないのが、シングルを出すたびにぎっしりとしたバンドサウンドで一度、名前のように可愛いカバイラストで二度自分の心臓を打っていくチームなんです。 ニューシングル「Don't Let Them Take It Away」は、曲全体にノスタルジアを噴霧器のように吹きかけたふんわりとした淡いインディーズポップです。 こんな曲は一日中でも聴けと言われたら聴けます。 実際に先週、私にとってそんな日もありました。
H1-KEY (하이키) [Lovestruck] (2025.06.26)
여름은 저에게 애증의 계절입니다. 푸른 하늘과 하얀 구름, 생기 넘치는 초록, 영원히 이어질 것 같은 여름밤을 사랑하지만, 숨 막히는 열기와 습도, 역시 영원히 이어질 것 같은 열대야는 미워하지 않을 수가 없어요. 어쩌면 저는 얄밉게 전자만 수용한, 일종의 ‘관념적 여름’을 사랑하는 사람일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이키의 [Lovestruck]은 그런 ‘관념적 여름’을 똑 떨어지는 모양새로 담아낸 청량한 소다수 한 잔입니다. 히트곡 ‘건물 사이에 피어난 장미’이후 다소 주춤했던 기세를 ‘여름’이라는 뚜렷한 키워드로 뚫고 나가고자 하는 에너지가 느껴집니다. ‘여름이었다’라는 타이틀 곡 제목부터 그렇잖아요. 개인적인 추천곡은 여름의 뒤통수에 걸린 진한 노을이 떠오르는 ‘내 이름이 바다였으면 해’입니다. 저는 아무래도 이런 감성의 여름이 좋은가 봐요.
앨범으로 듣는 음악도, 라이브도 좋아하는 입장에서 라이브가 그대로 앨범에 담기지 않는 팀에 대해 늘 아쉬움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아니 사실, 그건 단순히 ‘담기지 않는’ 게 아니라 ‘담을 수 없다’고 표현하는 게 더 맞을 거예요. 그 가운데 밴드 소음발광도 당연히 자리합니다. 올해로 어느덧 10년 차가 된 이 부산 밴드는 무대 위에 있는 걸 아무튼 뭐든 깨부수는 걸로 유명합니다. 발광합니다. 울부짖습니다. 있어 보이는 몇 단어로 표현할 수 없는 들끓는 에너지가 라이브 앨범 ['25 Live 쾅!!]에 담겨 있습니다. 조각 내 들으려 하지 말고 그냥 덩어리로 느껴보세요. 오직 그것만을 원하는 앨범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