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내내 이 생각을 한 게 저뿐만은 아니겠죠? 흔히 ‘시간이 날아간다’라고 하지만 이 정도면 거의 로켓 수준으로 쏘아 올려지는 게 아닌가요. 시간의 속도에 놀랄 때마다 가장 먼저 드는 생각은 ‘난 상반기에 대체 뭘 했나’이지 않을까 싶은데요, 저는 다행히, 정말 다행히도 뉴스레터를 시작하는 바람에 그래도 낙제 점수는 벗어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땡큐, 픽서비스! 지금은 차질 없이 일주일에 한 번 월요일 오전에 발송하는 걸 최소한의 목표로 하고 있지만, 하반기에는 한국 대중음악과 문화를 베이스로 좀 더 다양한 콘텐츠를 소개할 수 있게 만들어 나가고 싶어요. 아무것도 없는 아기 오브 아기 뉴스레터를 믿고, 구독하고, 주위에 소개까지 해주시는 모든 분께 한 번 더 감사의 인사를 전합니다. 더 열심히 해볼게요!
시간의 속도가 주는 가상의 무중력을 두둥실 느끼면서, 오늘은 상반기 결산 3PICKS를 준비해 봤습니다. 픽서비스를 통해 이미 소개한 앨범도 있고, 소개하지 않은 앨범도 있어요. 정신없이 지나간 6개월을 돌아보면서, 앞으로의 6개월은 고막과 동공을 좀 더 집중해서 열어보고 싶다고 생각합니다. 재미있는 소식이나 제안에는 언제나 열려 있으니까요, 픽서비스 인스타그램 계정 DM이나 메일로 편하게 연락해 주세요. :)
shinjihang[NONG] (2025.02.26)
만약 shinjihang이라는 사람을 아직 모르는 분이 있다면, 이 앨범은 가능한 어떤 정보도 없이 음악만 들어보라고 꼭 말하고 싶습니다. 힙합, 소속사 Just Music, 나이 같은 그 어떤 고정관념도 없이 앨범 [NONG]에 몸을 맡기는 경험은 정말 운이 좋은 사람만이 할 수 있는 일일 거예요. 저는 이곳이 아닌 어딘가로 음악 듣는 사람을 이끌어주는 음악을 가장 멋지다고 생각하는데요, 앨범의 첫 곡 ‘NONG’이 바로 그렇습니다. 이어지는 ‘골짜기’는 저의 올해 베스트 트랙이 될 모든 준비를 마친 곡이고요. 아티스트 그대로가 녹아 있는 사랑과 낭만 그 자체의 노래. 궁금하지 않으세요?
어떤 작품은 제목에서 모든 게임이 끝나 버립니다. 사실 가끔은 대부분의 작품이 그런 것 같기도 해요. [심장의 펌핑은 고문질]은 출중한 실력의 베이시스트가 멋진 싱어송라이터로 탈바꿈하는 순간을 지켜볼 수 있는 작품입니다. 최근 몇 년 동안은 국내외를 막론하고 좋은 여성 싱어송라이터들이 참 많이 활약하고 있는데요, 그 가운데에서도 이렇게 신선하고 솔직한 작품은 드물지 않았나 싶습니다. 심지어 7월 중으로 새 EP가 발매될 예정이라고 하니까요, 재능과 열정, 부지런함이 동시에 넘치는 이 젊은 아티스트의 활약이 더 기대될 수밖에 없네요.
CLOSE YOUR EYES (클로즈 유어 아이즈) [ETERNALT] (2025.04.02)
얼마 전 한 콘텐츠에 출연해 이야기하기도 했는데요, 저에게 올 상반기 케이팝은 좀 ‘노잼’이었습니다. 대부분 예상 가능한 범위 내에서의 의무 방어전이 많았던 느낌이라고 할까요. 그 가운데 신인 보이 그룹 클로즈 유어 아이즈의 음악을 꽤 흥미롭고 즐겁게 들었습니다. 몇 년 전부터 입버릇처럼 말해온 ‘케이팝 이지리스닝’의 어떤 정점을 보는 것 같은 느낌이 강했고,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이해인의 주도하에 만들어진 비주얼 전반도 완성도가 높았거든요. 그러고 보니 ‘클유아’도 이번 주 컴백을 앞두고 있네요. 잘하는 아티스트들이 부지런하게 움직이는 건 제가 제일 좋아하는 일입니다. 하반기가 조금 기대되기 시작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