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들 연휴 잘 보내셨나요? 슬쩍 보니 잘 보냈건 잘못 보냈건 결론은 하나더라고요. ‘한 번만 기회를 더 주라’. 토요일부터 각종 타임라인에 앓는 소리가 넘쳐나는 걸 보니 다들 오래 쉬긴 쉬었나 보다 싶었습니다. 물론 덕분에 저도 잘 쉬었습니다. 야구장도 가고, 공연도 보고, 가족들도 만나고, 마음의 짐처럼 미뤄뒀던 약속들도 해치우고, 잠도 푹 자고, 영화도 보고, 독특한 공연(‘슬립노모어’라는 몰입형 공연이었는데요, 정말 신기한 경험이었습니다. 이 얘기는 어디에서라도 한 번 풀어 볼게요.)도 보고, 마감도 하고, 그럼에도 마감이 남았고요. 적어 놓고 보니 생각보다 이것저것 한 게 많네요? 계획만 해놓고 못 한 일도 산더미지만요. 이제 80일 남았다는 올해 내로… 어떻게든 해낼 수 있겠죠? 있겠죠? 있겠죠?! (키보드 오류 아님)
더도 안 바라고 일 년에 딱 두 번. 이런 열흘짜리 휴일이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요. 아무도 주지 않을 걸 알면서도 ‘한 번만 기회를 더 주라’를 간절히 외치며 오랜만의 픽서비스, 출발합니다. 묵직한 정규 앨범으로 꽉꽉 채워져 있어요!
백예린 [Flash and Core] (2025.10.02)
어떤 한 시절과 트렌드를 대표할 정도로 유명한 음악가가 그때와 전혀 다른 앨범을 가지고 옵니다. 그 앨범을 곧바로 좋다며 대환영할 사람이 얼마나 될까요. 아무리 오래, 많은 음악을 들었던 사람에게도 쉽지 않은 미션입니다. 백예린의 [Flash and Core]는 그 쉽지 않은 일을 꽤 성공적으로 해냅니다. 앨범 전체를 책임진 베테랑 프로듀서 피제이(PEEJAY)의 역량이기도 하겠지만, 무엇보다 백예린의 목소리가 가진 힘일 겁니다. 백예린이 노래하는 한 영원히 변하지 않을 그것이요. 익숙한 맛부터 조심스레 시작하고 싶은 분에게는‘in the middle’을, 새로움에 대한 면역이 강한 분에게는 단연 타이틀 곡 ‘MIRROR’를 권합니다. (뮤직비디오에 등장하는 배우 권해효의 막춤은 어떻게 해도 크리스토퍼 워큰(Christopher Walken)을 떠올리게 하네요)
ある一時期やトレンドを代表するほど有名なミュージシャンが、その時とは全く違うアルバムを持ってきます。 そのアルバムをすぐにいいと言って大歓迎する人がどれくらいいるでしょうか。 どんなに長く、たくさんの音楽を聴いていた人にとっても、簡単ではないミッションです。 ペク·イェリンの[Flash and Core]は、その簡単なことではないことをかなり成功的にやり遂げます。 アルバム全体の責任を負ったベテランプロデューサーのPJ(PEEJAY)の力量でもあるでしょうが、何よりもペク·イェリンの声が持つ力でしょう。 ペク·イェリンが歌う限り永遠に変わらないそれです。 慣れ親しんだ味から控えめに始めたい方には「in the middle」を、新しさへの免疫が強い方には断然タイトル曲「MIRROR」をお勧めします。 ミュージックビデオに登場する俳優クォン·ヘヒョのダンスはどうしてもクリストファー·ウォークン(Christopher Walken)を思い出させます
윤다혜 [개미의 왕] (2025.09.26)
어디부터 설명해야 할까요. 프로듀서 박문치의 즐거운 친구들 ‘루루라라’의 라라? 스윙스를 수장으로 하는 레이블 AP Alchemy에 영입되며 화제를 모은 그 사람? 꺼지지 않는 화려한 스포트라이트 속에서 자신의 것을 언제쯤 보여줄지 궁금했던, 윤다혜의 첫 앨범이 드디어 베일을 벗었습니다. SNS에 ‘지난 태업을 속죄하듯 작업했다’는 앨범 작업 소회를 남기기도 했는데요, 이 정도면 누구든 기쁘게 그 고해성사를 받아들이지 않을까 싶습니다. 장르를 굳이 나누자면 R&B겠지만, 아마 여러분이 상상하는 R&B는 한 톨도 흘러나오지 않을 겁니다. 개미 왕 가면에도 넘치는 카리스마가 가려지지 않는‘Funeral Freestyle‘과 ‘신 시티’라이브 클립을 우선 보고 오세요.
지금 한국 대중음악계에서 ‘장인 정신’으로 작업하고 있는 음악가 가운데 에이트레인의 이름을 절대 빼놓을 수 없습니다. 2020년부터 이어온 ‘상처 3부작’([PAINGREEN](2020), [PRIVATE PINK](2022)의 마침표를 찍는 이번 앨범은, 한국인이라면 누구에게나 친숙한 ‘빨간약’을 모티브로 합니다. 자신 안의 오랜 상처를 하나하나 쓰다듬고 헤집는 과정 가운데 만난 순간과 감정과 소리, 무엇보다 동료가 가득합니다. 삶이란 게 참 재미있죠. 에이트레인과 단편선의 만남, 누가 상상이나 해봤겠냐고요. 장르보다 이야기가 먼저 보이는, 숨 막히게 빠른 시대 묵직한 속도를 우직하게 지키는 드문 앨범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