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목표나 키워드 같은 거 정하는 편이신가요? ‘같은 거’라고 쓴 걸 보면 아시겠지만, 전 잘 세우는 편은 아닙니다. 새해 분위기 타고 심기일전해서 세워봤자 한 달이면 유명무실해진다는 걸 너무 잘 알아서요. 그렇다고 되는대로 살아버리면 큰일이 나버리기 때문에, 저만의 느슨한 목표 정도는 만들어 둡니다. 나에게 분명히 주어질 오늘 하루는 최선을 다해서 충실히 살아 보자든가, 문자나 메일 답장은 묵혀두지 말고 바로 바로 하자던가, 어떻게 해서든 하루에 30분은 책을 읽자거나, 뭐 그런 것들이죠. 지난 주말엔 거기에 이 문장을 하나 더했습니다. ‘호젓한 마음 안고 유유히’. 곧 정든 연희동 공간을 떠날 ‘유어마인드’에서 열린 일러스트레이터 임진아 님의 손 그림 전시 작품에서 따온 문장입니다. 그림도 문구도 마음에 드는 게 참 많았는데요, ‘2026의 메시지’라는 전시 제목을 보니 올해의 마음가짐을 닮고 담은 걸 고를 수밖에 없더라고요. 올해 동안 책상 앞에 두고 조급해질 때마다, 초조해질 때마다 바라보며 마음을 다독여 보려고 합니다.
오랜만에 월요일 저녁 레터가 되어 버렸네요. (역시, 새해 다짐 안 하길 잘했어) (죄송합니다. 너무 뻔뻔하네요…) 하교, 퇴근, 귀가 시간의 즐거운 친구가 되길 바랍니다. 더불어 다음 주 레터도 월요일 저녁 시간에 배달될 예정인데요, 여기엔 나름의 이유가 있습니다. 무슨 이유인지는 투 비 컨티뉴드… 추위가 이번 주까지는 이어질 것 같더라고요. 감기 조심하세요!
Kimj, Effie & audiogothh
[희 / 노 / 애 / 락] (2026.01.16)
지금 한국에서 가장 주목 받는 뮤지션 열 명을 물어보면 십중팔구는 Effie나 Kimj의 이름을 꺼낼 겁니다. 지난해 ‘PICK SERVICE’에서도 소개했던 [E]와 [pullup to busan 4 morE hypEr summEr it's gonna bE a fuckin movie] 두 장의 앨범으로 2025년을 그야말로 집어 삼켜버린 Effie. 그리고 그의 충실한 동료이자 한국은 물론 세계적으로도 눈부신 활약을 보여주고 있는 프로듀서 Kimj. 두 사람의 조합은 최근 ‘실패가 없습니다’. 새로운 동료 audiogothh를 맞이해 발표한 EP [희 / 노 / 애 / 락]은 앨범 제목대로 희, 노, 애, 락 네 곡에 걸쳐 누구보다 제철을 맞이한 음악가들의 지금을 기세 좋게 보여줍니다. 하이퍼팝, 디지코어 무엇으로 불러도 좋습니다. 힙합이면 어떻고 일렉트로니카면 또 어떤가요? 이들의 감각에 설득된 사람은 즐겁게 들을 수밖에 없는 한 장입니다.
今、韓国で最も注目されているミュージシャン10人を聞いてみると、十中八九はEffieやKimjの名前を出します。 昨年「PICK SERVICE」でもご紹介した[E]と[pullup to busan 4 mor Ehyp Er it's gonna bE a fuckin movie]の2枚のアルバムで2025年をまさに飲み込んでしまったEffie.そして彼女の忠実な仲間であり韓国はもちろん世界的にも目覚ましい活躍を見せているプロデューサーKimj。 二人の組み合わせは、最近「失敗はありません」。 新しい仲間のaudiogothhを迎えて発表したEP「喜/怒/哀/楽」はアルバムのタイトル通り、喜、怒、哀、楽、4曲にわたり誰よりも旬を迎えた音楽家たちの今を勢いよく見せてくれます。 ハイパーポップ、デジコア、何と呼んでもいいです。 ヒップホップならどうで、エレクトロニカならどうですか? 彼らの感覚に説得された人は、楽しく聴くしかない一枚です。
Underscores [Do It] (Yves Remix) (2026.01.22)
이 곡을 소개해도 좋을까 몇 번을 고민했습니다. 우선 곡의 주체인 Underscores는 미국 뮤지션이고, 여기는 어쨌든 한국 대중음악을 소개하는 뉴스레터니까요. 그러나 이 곡이 가진 묘한 경계 파괴가 저를 한없이 흥미롭게 만들었습니다. 우선 얘기를 들어보세요. 아마 수년간 하이퍼팝 신을 켜봐 오거나, 적어도 100 gecs에 한 번이라도 관심을 뒀던 분이라면 Underscores를 모를 수는 없을 겁니다. 그가 지난 11월 발표한 싱글 ‘Do it’을, 역시 해당 흐름을 유심히 보고 있다면 모를 수 없는Yves(이브)와 함께 리믹스한 트랙입니다. 전 ‘feat.’이 아닌 ‘Remix’라는 표현에 주목하고 싶습니다. 이브는 이 곡에서 보컬만이 아닌 작곡과 작사에도 직접 참여하며 지금까지 센스 있게 진행해 온 각종 협업의 영역을 확장합니다. 원곡과 비교해 들어보시면‘Yves 느낌이 난다’는 걸 분명히 느끼실 수 있을 텐데요, 저에게는 바로 그 지점이 너무나 즐겁고 고무적이었습니다. 올해 이브의 활약도 기대되네요.
밴드 ‘비제로’를 처음 알게 된 건 이들이 주로 활동하고 있는 대구에서 있었던 모 심사였습니다. 지원서를 보고 음악을 들으며, 결성한 지 1년도 되지 않았다는 걸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완성도가 높다는 인상을 받은 기억이 납니다. 음악도, 태도도, 그를 뒷받침하는 일종의 ‘세계관’도요. 아니나 다를까, 이들은 이후 다시 1년이 채 안 되는 기간 동안, 대구에서 신인이 주목받을 수 있는 거의 모든 자리에서 빛났습니다. 그리고 무려 첫 번째 정규 앨범으로 2026년의 문을 엽니다. 기회는 준비된 자에게 온다고 했던가요. 그런 행운이 이들에게 있기를 바라게 되는 부지런함입니다. 익숙한 맛의 슈게이즈나 드림팝 새 피 수혈이 필요했던 분들이라면 이 앨범을 기억해 주세요. 정규 앨범으로 하는 첫 만남이 부담스러우시다면 타이틀 곡 ‘LEMON SLICE’부터 가볍게 맛보셔도 좋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