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8회 그래미 어워드’ 단독 중계를 마치고 왔습니다. 혹시 보신 분도 계실까요? 아침 일찍부터 이어지는 일정에 늦을 줄 알고 알아서 저녁 발송을 선택한 저… 역시 제 인생에 이변은 없었습니다. 그러나! 그래미에는 나름의 이변이 있었죠. 마지막 순서로 ‘올해의 앨범’ 상에 배드 버니의 이름이 불리는데 저도 모르게 환호성이 나더라고요. 작년 각종 음악 매체에서 1위를 휩쓴 앨범이긴 해도 ‘보수적인 그래미에서’로 시작하는 갖은 문장을 생각하며 아직이라고 생각했거든요. 빚잔치할 음악가도 수두룩했고요. ‘아직’이라고 생각하면 영원히 그날은 오지 않는다는 것, 사랑은 어떤 증오와 폭력도 이길 수 있다는 것. 뭐 그런 것들을 생각하면서 3시간 반의 긴 중계를 마쳤습니다. 정말 무엇보다, 수상 소감으로 ‘증오를 이기는 사랑’을 말하는 음악가의 작품을 마지막으로 이야기할 수 있어 좋았습니다, 수상 소감으로 현재 미국 정세와 관련한 강력한 의사 어필을 하는 음악가들의 모습도 하나같이 멋졌어요. 중계에서의 제 역할은 통역이 아닌 해설이라 하나하나 말로 옮길 수는 없었지만, 아마 생중계를 본 분들이라면 다들 고개를 크게 끄덕이셨을 거라고 믿습니다. ‘훔친 땅에서는 그 누구도 불법이 아니다. (No one is illegal on stolen land)’ 빌리 아일리시의 말을 다시 한번 곱씹어 봅니다.
한편, 오늘 뉴스레터는 드물게 케이팝으로만 채워졌습니다. 그래미의 케이팝 본상 수상 불발에 대항해서… 일리는 없고요, 그냥 그렇게 됐습니다. 한 해를 결산하는 큰 음악 축제에 정식으로 초대된 한국 음악가들을 보며 또 얼마나 많은 신인들이 전에 없던 새로운 꿈을 꿨을까요? 오늘 소개하는 케이팝 그룹들도 당연히 그랬을 겁니다. 상을 받는 것도 중요하지만, 역시 전 그런 마음과 기운의 흐름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그런 사람이네요.
i-dle (아이들) [Mono (Feat. skaiwater)] (2026.01.27)
작년 아이들이 자신들을 ‘(여자)아이들’에서 ‘아이들’로 리브랜딩할 때, 전 어쩌면 이런 노래와 콘셉트를 바랐던 것 같습니다. 메시지로 보나, 구성으로 보나, 뮤직비디오에 쓰인 색깔로 보나, 지금까지 아이들이 발표했던 어떤 곡보다 간결한 이번 노래는 그래서 오히려 아이들이라는 팀의 매력을 가장 뚜렷하게 드러냅니다. 피처링으로 참여한 영국 출신의 래퍼 겸 프로듀서 skaiwater의 존재감도 적절합니다. 논바이너리 정체성을 가진 뮤지션과 함께 입 모아 부르는 ‘You’re from the right, or from the left / Whether East or West, whether straight or gay’라는 노랫말을 부르는 아이들이라니, 연초부터 모든 퍼즐이 맞춰진 기분이네요. 이 모두를 비주얼적으로 쿨하게 풀어낸 뮤직비디오와‘케이팝이 가장 잘하는 것’ 메가 크루 퍼포먼스 비디오도 절대 놓치지 마세요.
昨年、i-dleが自分たちを『(G)I-DLE』から『i-dle』にリブランディングしたとき、私はおそらくこのような曲とコンセプトを望んでいたのだと思います。 メッセージで見ても、構成で見ても、ミュージックビデオに使われた色彩で見ても、これまでi-dleが発表したどの曲よりも簡潔な今回の歌は、むしろi-dleというチームの魅力を最もはっきりと表しています。 フィーチャリングで参加したイギリス出身のラッパー兼プロデューサーskaiwaterの存在感も適切です。 ノンバイナリーのアイデンティティを持つミュージシャンと共に口を揃えて歌う「You're from the right, or from the left / Whether East or West, whether straight or gay」という歌詞を歌う子どもたちとは、年初からすべてのパズルが揃った気分です。 これらすべてをビジュアル的にクールに表現したミュージックビデオと、『K-POPが最も得意とすること』メガクルーパフォーマンスビデオも絶対にお見逃しなく。
KiiiKiii (키키) [Delulu Pack] (2026.01.26)
지난 연말 각종 연말 리스트에서 Hearts2Hearts (하츠투하츠)의 [FOCUS]를 언급하며 KiiiKiii (키키)의 일시정지가 못내 아쉽다고 자주 말했는데요. 그 말이 마치 ‘기도메타’처럼 들어맞은 새 앨범, [Delulu Pack]입니다. 시티팝 무드의 첫 곡 ‘Delulu’부터 든 심상치 않았던 기운은 곧바로 이어지는 ‘404 (New Era)’로 ‘이건 되는 주식’이라는 확실한 도장을 찍습니다. 역시 하우스는 케이팝과 제일 궁합이 잘 맞는 파트너예요. 데뷔 당시부터 키키 주위를 맴도는 묘한 ‘오가닉(Organic)’ 에너지는 이번에는 멤버 한 사람 한 사람의 캐릭터와 꿈을 똑바로 바라봅니다. 곡의 시작과 함께 ‘귀에 때려 박히는’ 멤버 키야의 목소리를 한 번 들어보세요. 아마 올해 내내 케이팝을 사랑하는 어디에서나 들릴 이 노래를 통해, 여러분은 키키 멤버 다섯 명의 이름과 얼굴에 점차 익숙해질 겁니다.
昨年末の各種年末リストでHearts2Hearts(ハーツトゥハーツ)の[FOCUS]に言及し、KiiiKiii(キキ)の一時停止がどうしても残念だとよく話していました。 その言葉がまるで「祈り」のようにぴったり当てはまった新しいアルバム、『Delulu Pack』です。 シティポップムードの最初の曲『Delulu』から感じられた異様なオーラは、すぐに続く『404 (New Era)』で『これはいける』に確かな印を押します。 やはりハウスはK-POPと最も相性の良いパートナーです。 デビュー当時からキキの周りを漂う不思議な『オーガニック(Organic)』エネルギーは、今回はメンバー一人ひとりのキャラクターと夢をまっすぐに見つめています。 曲の始まりとともに「耳に響く」メンバーのキヤの声をぜひお聴きください。 おそらく今年いっぱいK-POPを愛するどこでも聞こえるこの歌を通じて、皆様はキキのメンバー5人の名前と顔に徐々に慣れていくことでしょう。
영파씨 (YOUNG POSSE) [VISA / Pilot3] (2026.01.27)
‘잘한다 잘한다’ 하니까 계속 잘하는 그룹, 영파씨의 신곡입니다. ‘국힙의 딸들’이라는 별명에 걸맞게, 이번에는 제대로 빠진 레이지(Rage) 장르를 들고 돌아왔습니다.한동안 붐뱁이나 트랩을 비롯한 힙합 장르를 탐색해 오던 흐름이라고도 할 수 있겠지만, 개인적으로는 데뷔곡 ‘MACARONI CHEESE’에서 보여줬던 끼가 오랜만에 자유분방하게 폭발하는 곡이라는 게 반갑기도 했습니다. ‘영파씨는 힙합을 기반으로 점점 속도를 높여가는 그룹’이라고 말했던 프로듀서 키겐의 이야기도 언뜻 생각나는 곡입니다. 무엇보다 처음 본 순간부터 생각한 거지만, 리더 정선혜의 퍼포먼스는 정말 ‘타고났다’고 밖에는 할 말이 없습니다. 이 곡에서도 ‘인간 레이지’ 그 자체가 되었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