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 레터는 ‘우리 ‘픽서비스’ 아직 영업합니다’ 깃발을 힘차게 흔들면서 시작해 봅니다. ‘매주 월요일에 오더니 괜찮나?’ 생각해 주신 분들, 분명히 계시겠죠? 물론 괜찮습니다! ‘픽서비스’ 콘텐츠는 현재 음악평론가 김윤하 혼자 뚝딱뚝딱 채우고 있는데요, 그러다 보니 장점: 콘텐츠 색깔이 명확하다 vs 단점: 김윤하가 죽어나면 레터도 죽는다 – 이 두 가지 장단점이 서로 부딪히고 조율하면서 매주 굴러가고 있습니다. 올해 2월부터 주 초반이 부쩍 바빠진 덕분에 이번 50호부터는 당분간 금요일 오전으로 발행 시기를 조정해 보려고 합니다. 사실 (벌써) 6년 전 처음 뉴스레터를 해보겠다고 했을 때 가장 많은 지지를 받은 발송 시간대가 금요일 오전이기도 했던 터라, 마침 여러분의 의사를 본격 시험해 볼 때가 된 거죠. ‘이미 오전은 지났는데요?’라고 하신다면… 다음 주부터 제대로 모시겠습니다. 이번에는 거짓이 아니라고요!
그럼, 이제 금요일에 만나요! 약속!
놀이도감 [TRUTHBUSTER] (2026.03.18)
무겁지만, 가볍습니다. ‘따뜻한 아이스 아메리카노’ 같은 이런 표현을 굳이 쓰는 이유는 이 앨범을 향한 기대감과 놀이도감의 본체 – 밴드 실리카겔 김춘추의 음악을 향한 진지함을 꽤 많은 사람이 이미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TRUTHBUSTER]가 그 무게에 짓눌리지 않은 앨범이라는 걸 꼭 말하고 싶어서고요. 첫 곡 ‘Today, Today’만 들어봐도 놀이도감이 어떤 음악으로 어떤 소통을 하고 싶어 하는지 금세 눈치채실 수 있을 겁니다. 앨범에 담긴 연주 하나, 음 하나 어느 하나 허튼 곳 없이 정성스럽게, 따뜻하게, 거짓과 꼼수 없이 흘러갑니다. 이런 음악이 이런 시대에 얼마나 귀한지 잘 알고 있습니다. 다 듣고 나면, 장르나 완성도 보다 그런 ‘태도’에 대해 더 많은 이야기를 나누고 싶어지는 앨범입니다. 신기하죠. (지난달 진행한 인터뷰 PS7Q도 같이 읽어보세요.)
올해 초부터 꾸준히 이야기하고 있지만, 2026년 상반기 저의 케이팝 신인 픽은 LNGSHOT입니다. 이 팀이 색깔 있는 음악으로, 또 앨범 릴리즈 방식으로 보여주고 있는 길이 무척 재미있어요. 지난 석 달 동안 선보인 앨범이 총 3장, 그 가운데 2장이 이들의 매력과 가능성을 최대한 ‘날 것’으로 보여주는 작업입니다. 오랫동안 ‘완성형’을 보여주는 것을 최대 목표로 삼았던 케이팝과는 확실히 다른 행보고, 그만큼 준비된 팀이라는 뜻도 될 테죠. 앨범 [Training Day]는 제목처럼 멤버들의 데뷔 전, 이들이 ‘훈련하던 날’들의 조각으로 채워져 있습니다. 그날을 이렇게라도 만날 수 있어서 얼마나 기쁜지, 첫 곡이자 멤버 루이(LOUIS)의 솔로곡 ‘Good Girls’를 듣는 순간 느끼실 수 있을 거예요.
얼마 전 다브다에 대한 글을 쓰다 ‘생동(生動)’이라는 단어를 생각해 냈습니다. 이 단어를 떠올린 저 자신이 얼마나 기특했는지, 아마 여러분은 모르실 거예요. 레코딩에서도, 무대 위에서도 다브다가 만들어내는 음악은 언제나 ‘생동’했습니다. 그런 소리가 ‘봄’과 ‘희망’을 만났으니 얼마나 반짝이겠어요. 발표 전까지 ‘희망씨’라는 귀여운 별명으로 불렸다는 노래는 다브다 특유의 정신이 나갈 정도로 복잡하면서도 결국 커다란 예쁜 그림을 완성해 내는 남다른 매력을 그대로 따라갑니다. 오랫동안 함께한 멤버 교체의 슬픔을 지나, 올여름 발매 예정이라는 정규 2집을 향한 밴드의 기합과 설렘이 여기까지 전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