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 다큐멘터리 자주 보시나요? 저는 가능한 한 많이 보려고 하는 편입니다. 일이기도 하고, 실제로 좋아하기도 해요. 언젠가 베프에게 비행기에서 최신 영화가 아니라 음악 다큐멘터리를 봤다고 했다가 ‘진짜 님도 님이다’라는 말을 들은 기억이 나네요. 그 다큐멘터리는 휘트니 휴스턴의 ‘그냥 나로 살고자(Can I Be Me?)’였는데요, 아니 솔직히. 휘트니 휴스턴은 못 참지 않나요?
아무튼, 최근 유독 최신 음악 다큐멘터리를 볼 일이 많았습니다. 화제의 그 작품 ‘BTS 더 리턴’과 악뮤의 ‘AKMU: THE PAST YEAR’가 대표적인데요. 우선은 각각 93분, 27분으로 길지 않은 길이니만큼 픽서비스 구독자분들도 한 번쯤 보시라고 권하고 싶습니다. 두 작품 모두 팬 구성은 달라도 다수의 대중에게 큰 사랑을 받는 인기 그룹이 주인공이고, 공교롭게도 두 그룹 모두 새출발과 새 앨범을 앞두고 공개한 영상이니만큼 어쩔 수 없이 비교해서 보게 되더라고요. 각 작품에 대한 자세한 이야기는 아마 지면을 통해 따로 할 기회가 있을 것 같고요, 음악 다큐멘터리를 좋아하는 제가 하고 싶은 말은 하나입니다. 형식, 제작비, 완성도 모든 걸 떠나서 ‘좋은 다큐멘터리는 작품이 다루는 음악과 가수를 더 깊이 이해할 수 있게 하는 역할을 분명히 한다는 것’이요.
이번 주는 기대했던 작품이 좀 아쉽거나 생각지도 못했던 조합이 주는 의외의 즐거움이 많은 한 주였습니다. 부디 재미있는 시청과 청취가 되길 바라며, 이번 주 픽도 출발해 볼게요!
나잠 수, 문선(MOONSUN) [The Adventure Story of Nahzam and SSun] (2026.03.30)
‘이게 가능한가?’ 싶은 조합입니다. 밴드 술탄 오브 더 디스코에서 솔로까지 대체 불가능한 길을 걷고 있는 ‘첨단의 그루브 메이커’ 나잠 수와 문학, 음악, 디자인, 영화 등 분야를 가리지 않는 넓은 스펙트럼을 자랑하는 문선(MOONSUN)이 낯 가리지 않고 제대로 부딪혔습니다. 여기까지만 들어도 어떤 작품일지 대충 느낌이 오는 분도 많으실 텐데요, 여기에 ‘AI와 교류하며 감정을 절제하고 최대 효율을 좇게 된 미래’라는 세계관을 더해보겠습니다. 얼른 듣고 싶어서 몸이 근질거리시죠? 우선 술탄 오브 더 디스코의 ‘발라드’가 그리우신 분들을 위한 이 곡부터 에피타이저로 준비해 봤습니다. 메인 코스는 조금 다른 색깔이라는 건 염두에 두시고요.
‘픽서비스’를 꾸준히 보신 분들이라면 ZIN CHOI의 이름을 기억하고 계실 겁니다. 메이저와 인디, 유행과 클래식 그 어느 곳에도 굳이 속하지 않은 채 자신만의 재미있는 길을 만들어 가고 있는 틴에이저 음악가인데요, 이번에는 밴드 음악입니다. CADEJO에 이어 ZIN CHOI가 택한 이들은‘사단법인 턴스타일 코리아’입니다. 일반적인 ‘밴드’라기보다는 같은 목적을 가진 ‘크루’라는 설명이 더 잘 어울리는 이들과 ZIN CHOI가 만나 만들어 낸 건 정형화된 ‘음악’보다는 어떤 ‘에너지’에 더 가깝습니다. 조용히 수렴하는‘Runaway’와 마음껏 발산하는 ‘PINK’를 들어 보세요. 참 재미있는 움직임입니다.
DAILY:DIRECTION [ROOMBADOOMBA (The Remixes)] (2026.03.23)
데일리:디렉션(DAILY:DIRECTION)은 올해 초 ‘뭔가 다른’ 케이팝을 찾아 헤매는 이들 사이 가장 자주 언급된 이름입니다. 공식 로고 트레일러부터 각종 티저까지 ‘감다살’이라는 이야기를 듣는, 사운드에서 비주얼로 화제성의 화살표가 확실히 돌아선 요즘에 딱 어울리는 신인 그룹이죠. 아프로 비츠를 적극적으로 내세운 데뷔곡 ‘ROOMBADOOMBA’도 충분히 눈길이 갔지만, 개인적으로는 리믹스 싱글로 따로 발표된 ‘DAUL Remix’에 더 귀가 끌리네요. 죠지에서 후지이 카제(Fujii Kaze)까지 바운더리 없이 전천후로 활약하고 있는 바로 그 프로듀서 DAUL의 솜씨, 맞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