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초부터 MBC ‘탐나는 TV’에 고정 출연하고 있습니다. 아마 이 레터의 ‘WORK’에서 종종 보셨을 거예요. 채널마다 있는 TV 비평 프로그램으로 음악 분야와 개인적으로 좋아하고 관심이 많은 다큐멘터리를 중심으로 이야기 나눠보고 있어요. 주말 이른 시간이라 스스로도 생방송을 챙겨보기 어렵지만(하하) 지적이고 유쾌한 출연자분들, 다정한 제작진분들과 함께 매주 재미있게 만들어가고 있습니다.
덕분에 그 어느 때보다 많은 TV 프로그램을 보는 요즘인데요, 그중에서 추천해 드리고 싶은 게 있어서 소개해 드리려고요. ‘소라와 진경’입니다. 슈퍼모델 이소라와 홍진경이 각각 48세, 56세의 나이에 파리 패션쇼 무대에 다시 도전하는 여정을 담고 있는 프로그램이에요. ‘소라와 진경’을 보고 있으면, ‘이런 프로그램이 이제까지 왜 없었지’하는 생각이 자주 들어요. 여성과 연대에 관한 프로그램을 그래도 꾸준히 만날 수 있는 요즘이지만, 그 여성들의 진짜 꿈과 경력 단절을 이렇게까지 정면으로 바라본 프로그램이 있었나 싶더라고요. 패션모델이나 파리 패션계라는 단어가 주는 화려함에 조금도 경도되지 않는 점이 가장 좋고요, 그 빈자리를 인내와 고민과 용기가 채우는 점도 좋습니다. 이 프로그램을 두고 함께 출연 중인 위근우 기자님이 ‘버디물 같다’고 표현했는데요, 적극 동의합니다. 직업인으로서의 패션모델, 경력 단절을 딛고 불가능하다고 여겨지는 나이에 다시 한번 꿈에 도전하는 두 중년 여성의 이야기가 궁금하다면 ‘소라와 진경’을 보세요.
레터 발송이 조금 늦었죠. 연휴와 일정 탓을 해봅니다. 그래도 음악 얘기 해야죠. 유독 정규 앨범 발매가 많은 요즘입니다. 따라잡기가 쉽지 않지만, 새로운 음악을 듣는 건 늘 즐겁네요. 그것도 한 음악가의 열과 성이 가장 뜨겁게 들어갈 수밖에 없는 정규 앨범이라면 더 그렇고요.
Balming Tiger [Gongbu] (2026.05.19)
현재 한국 음악가 가운데 가장 이상하고, 규정하기 어려운 음악과 활동을 보여주는 팀이라면 단연코 바밍타이거일 겁니다. 거기에 앨범의 배경이 가상의 연구소 ‘공부 코리아’라고요? 이 앨범을 듣기 위해 가장 필요한 게 차가운 이해가 아닌 감각의 확장이라는 데 확실한 방점이 찍힙니다. 그리고 실제로 그렇게 모든 감각을 열고 들었을 때 재미있는 부분이 훨씬 많이 발견되는 앨범이기도 합니다. 비단 음악만이 아닌 비주얼, 뮤직비디오, 라이프 퍼포먼스까지 하나로 연결된 유기체 같은 앨범이라는 걸 생각하면 더욱요. 생각보다 훨씬 야성적일 앨범의 입구로 그저 넋을 잃고 춤출 수 있는 디스코 풍 5번 트랙 ‘Oui’를 추천합니다. 신묘한 이들에 대한 심화학습은 EBS ‘스페이스 공감’의 ‘파이오니어 특집 – 바밍타이거 편’을 추천하고요.
오랜만이라고는 생각했지만, 정규 앨범으로는 9년 만이라는데 좀 놀랐습니다. 그리고 하나 더 놀란 건 그렇게 오랜만에 만난 앨범 안에 담긴 모든 소리가 전혀 낡지 않았다는 점이었어요. 태양의 보컬은 물론이고 R&B와 팝, 일렉트로 비트를 가로지르는 앨범에 수록된 10곡 모두가요. Kid LAROI에서 TABLO, Paul Blanco를 아우르는 THEBLACKLABEL의 영민한 지휘 아래 태양이 그 언제보다 힘 있고 노련하게 앨범을 이끌어 갑니다. 좋은 곡이 많아서 매일 제일 좋은 곡이 바뀌는 앨범이기도 한데요, 오늘은 제가 사랑했던 90년대의 진솔한 R&B 트랙을 떠올리게 하는 ‘LOVE LIKE THIS’를 추천하고 싶습니다. 태양은 역시 이거죠.
久しぶりだとは思っていましたが、フルアルバムとしては9年ぶりだそうで、少し驚きました。 そしてもう一つ驚いたのは、久しぶりに出会ったアルバムに収められたすべての音が全く古びていなかったという点でした。 テヤン(SOL)のボーカルはもちろん、R&Bやポップ、エレクトロビートを横断するアルバムに収録された10曲すべてがそうです。 Kid LAROIからTABLO、Paul Blancoを含むTHEBLACKLABELの鋭い指揮のもと、テヤン(SOL)がこれまで以上に力強く熟練した形でアルバムをリードしていきます。 良い曲が多く、毎日一番良い曲が変わるアルバムでもありますが、今日は私が愛した90年代の率直なR&Bトラックを思い出させる『LOVE LIKE THIS』をおすすめしたいと思います。 テヤン(SOL)はやはりこれです。
sojucompozer [구원의 포화] (2026.5.18)
[구원의 포화]는 싱어송라이터 sojucompozer의 데뷔 EP입니다. 음악사이트에는 전자음악으로 분류되어 있고 실제로 전자음악의 작법을 다수 그리고 적극적으로 반영하고 있지만, 앨범을 들어보면 그런 장르성이 sojucompozer의 음악에 그리 중요하지 않다는 걸 바로 알게 될 겁니다. ‘구원’을 주요 키워드로 침잠과 폭발을 반복하는 앨범은 짧지만, 무척 강렬한 인상을 남기고 갑니다. 마치 슈게이즈로 투 스텝 개러지를 현란하게 밟는 듯한 타이틀 곡 ‘빛빛빛’을 들어보세요. 꽤 새로운 경험일 겁니다. TMI를 하나 더하자면 sojucompozer는 소주를 마시지 못한다고 합니다. 이건 좀 사기 아닌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