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주 만의 레터 제목을 뭘로 할지 고민하다가 방금 픽서비스 2호에 받은 카톡을 그대로 써봅니다. 여러분 격조했습니다. 여름은 늘 바쁜 계절이지만, 이상하게 올여름은 더 정신없이 지나가고 있네요. 오락가락하는 비 때문일까요, 생각보다 늦게 찾아온 무더위 때문일까요.
그렇게 정신없는 와중에도 영화 하나를 봤습니다. 사진으로 예상하셨다시피 ‘HOPE’인데요. 솔직히 말하면 저는 나홍진 감독 작품을 그리 좋아하는 편은 아니거든요. (굳이 분류하자면 봉준호파에 가깝습니다.) 하지만 영화가 개봉하고 며칠이 지나지 않아 SNS에 실시간으로 업데이트되는 이 모든 정신 나간 드립을 온전히 이해하고 싶다는 마음이 너무 커지더라고요. 그렇게 잠깐 짬을 내(기에는 3시간에 가까운 작품이긴 한데요 아무튼) 보러 갔고, 결과적으로는 호/불호 둘 중에 ‘호’ 카드를 뽑은 사람이 되었습니다. 사실 엔딩 크레딧에 감독 이름이 뜨는 순간 살짝 기분이 나빠질 뻔했거든요? 그런데 그 직후 ‘*르티스 네버다이’가 되는 순간 극장에서 너무 크게 박장대소를 해버린 것이었어요. 이 각박한 세상에서 나를 폭소하게 한다? 어떻게 ‘호’가 아닐 수 있겠어요. 무엇보다 만나는 사람마다 ‘봤어?’라는 질문을 듣는 영화는 정말 오랜만이라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어떤 감정이건 몇 주를 사람들 머릿속을 둥둥 채우는 능력도 대단하다 싶고요. 화제작의 기준이 ‘웰메이드’를 지나 ‘까와 빠를 미치게 하는’의 영역으로 오고 있는 건 아닐까라고 생각해 보기도 합니다. ‘무플 보단 악플’이라는 말처럼요.
그래서 정말 이래서는 안 될 것 같습니다. 무엇보다 단 세 개의 픽으로는 모자란 좋은 앨범, 노래들이 많이 나와 마음이 너무 무거워요. 세상은 넓고, 이렇게 좋은 음악이 많은데 말이죠!
림킴(김예림) [Exit to Nowhere] (2026.07.22)
한국 대중 음악계에서 림킴(김예림)만큼 음악적으로나 대중 이미지적으로 다양한 변신을 감행한 인물도 많지 않습니다. 혹시 서바이벌 출신 혼성 듀오의 매력적인 한 축에서 긴 공백기를 거쳐 ‘흑화’된 자아를 획득한 시절까지 쭉 지켜봐 온 분도 계실까요? [Exit to Nowhere]는 그런 분들에게 특히 반가운 선물처럼 다가갈 앨범입니다. 림킴 특유의 신비로운 음색을 잘 살린 시원시원한 팝 사운드를 중심으로 흘러 가거든요. 앨범 대부분의 곡이 어느 시절 또는 누군가의 노스탤지어를 기필코 자극하는데요, 저는 그 가운데 ‘21’에 완전히 저격 당하고 말았습니다.픽서비스를 오래 봐오신 분들이라면 제가, 심지어 윤상이 피쳐링한 곡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왜 이 노래를 원픽으로 꼽았는지 금방 아실 거예요.
韓国の大衆音楽界で、リムキム(キム・イェリム)ほど音楽的にも大衆イメージ的にも多様な変身を遂げた人物は多くありません。 もしかして、サバイバル出身のデュオの魅力的な一軸で長い空白期を経て「黒化」した自我を獲得した時期までずっと見守ってきた方もいらっしゃるのでしょうか? [Exit to Nowhere]は、そんな方々に特に嬉しい贈り物のように届くアルバムです。 リムキム特有の神秘的な音色を活かした爽快なポップサウンドを中心に流れていきます。 アルバムのほとんどの曲が、ある時代や誰かのノスタルジーを必ず刺激するのですが、私はその中で『21』に完全に狙われてしまいました。 PICK SERVICEを長く見ている方なら、私が、しかもユン・サンがフィーチャリングした曲があるにもかかわらず、なぜこの曲をワンピックに選んだのかすぐに分かるでしょう。
선미 [Forever July] (2026.07.15)
한국 신곡 체크를 위해 만들어 놓은 플레이리스트가 있습니다. 큰 생각이나 고민 없이 새 노래, 새 앨범이 뜨면 자동 반사적으로 추가 버튼을 누르는 시스템인데요. 그렇게 반사적으로 넣은 곡들을 듣다가 종종 ‘이거 너무 내 취향이다.’ 싶을 때가 있습니다. 이번 주에는 선미의 ‘Forever July’가 그런 곡이었어요. 벌써 몇 년째 여름만 되면 싱글을 내고 있는 선미의 여름은 무르익을 대로 무르익은 모습입니다. 무리하지 않고 나긋나긋하게, 여름의 뜨겁고 습한 공기가 UK 개러지 비트 속에 적당한 속도로 스며듭니다. 만약 누군가 ‘한국 여름 공기를 닮은 노래를 추천해 달라’고 한다면 주저 없이 이 곡을 넣을 것 같아요.
시공간을 넘어, 나와 아무런 직접적인 관련이 없는 음악과 공명한다는 건 언제 들어도 참 생경한 기분입니다. 싱어송라이터 기쿠하시의 음악을 들으며 종종 그런 느낌을 받곤 했는데요, 꼬박 2년 만에 발표한 새 앨범 [새로운 컴퓨터를 사는 기분]을 들으면서 그 기분이 어디에 뿌리를 두고 있는지 확신할 수 있었습니다. 새 컴퓨터를 사고 상상도 못 했던 곳으로 몸과 마음이 주체할 수 없이 빨려 들어가는 그 엄청난 기분. 기쿠하시는 그것을 두고 ‘푸른 모니터 빛 아래’라고 표현했는데요, 혹시 다들 ‘PC 통신’이라고 들어보셨는지 모르겠습니다. (제 음악적 고향이기도 하거든요.) 밀레니엄을 전후해 태어났을 것이 분명한 기쿠하시는 어째서 2026년에 이런 노래를 부르고 있는 건지 모르겠습니다. 타이틀 곡 ‘소공녀’의 저돌적인 팝의 매력도 좋지만, 앨범의 마지막을 장식하는 ‘졸업’의 파괴적 몽환도 꼭 추천하고 싶습니다.